네이버가 ‘참여번역Q’ 서비스를 접는다. 참여번역 서비스는 네이버 사전팀에서 지난 6월 내놓은 서비스다. 모르는 외국어를 만났을 때 ‘번역요청’메뉴를 눌러 번역이 필요한 문장, 사진, 음성을 입력·추가하고 ‘등록’을 누르면, 이것을 본 사용자들이 직접 번역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문제는 지난 7월7일에 벌어졌다. 2012년 9월 설립된 번역 스타트업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참여번역Q의 사용자 경험이 플리토와 너무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플리토는 500만 사용자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서비스로, 번역을 요청하면 요청에 응하는 형식으로 번역이 이뤄진다. 지금까지 1900만건의 번역이 완료됐다.
이정수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메모 부분이나 사진 및 음성 전달 부분은 우리서비스를 사용하는 것 같아 처음 써보는 서비스이지만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라며 네이버의 문제를 지적했다.
플리토는 ‘참여번역Q’ 서비스를 내놓은 네이버 사전팀과 협력 관계에 있었으며, 네이버 사전에 쓰이는 번역 데이터를 판매하고 있었다. 네이버 같은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이 협력 관계에 있었던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을 낳았다. 이정수 대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 이건 결코 그들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의 개발진이라면 그들이 인수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기술은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라며 “그들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진정한 이유는 결국 그 서비스를 만든 철학을 사기 위해서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내용은 <중앙일보>를 통해 처음 기사화됐고, 이정수 대표 페이스북 게시물도 260회 이상 공유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네이버는 <중앙일보>에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는 ‘네이버 지식인’등 유사 서비스들이 그전에도 이미 있었듯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며 “플리토 서비스와 참여번역Q의 구체적인 유사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나, 오늘 오전 네이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참여번역Q 서비스를 7월 중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해당 사안은 네이버 사전 서비스의 발전 과정(아래 이용자 참여번역 히스토리 참고)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편으로는 저희가 지난 몇 년 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온 바 있는 상생의 약속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라며, “왜냐하면 저희가 3년 전에 밝힌 바 있듯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할 때 거치기로 한 관련 업계에 대한 서비스영향평가 등의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파트너사로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플리토’ 담당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하는 공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대표 김상헌입니다.
7월7일 ‘참여번역Q’가 ‘플리토’ 서비스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 긴급 회의를 진행하며 이 사안에 대해 파악해 보았습니다.
해당 사안은 네이버 사전 서비스의 발전 과정(아래 이용자 참여번역 히스토리 참고)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편으로는 저희가 지난 몇 년 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온 바 있는 상생의 약속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3년 전에 밝힌 바 있듯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할 때 거치기로 한 관련 업계에 대한 서비스영향평가 등의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파트너사로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플리토’ 담당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참여번역Q’서비스는 일정 기간 이용자 공지를 통해서 안내 후에 7월 중에 서비스를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상생의 약속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더 깊이 있게 고민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이버 대표 김상헌 드림
[출처] ‘참여번역 Q’ 서비스와 관련해 말씀 드립니다.|작성자 네이버 다이어리